1492년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스페인계 유대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스페인 매체들이 보도했다. 그가 1451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출생한 이탈리아인이라는 기존 상식을 뒤엎는 내용이다.
스페인의 법의학자 호세 안토니오 로렌테 그라나다대 교수는 스페인 국경일(콜럼버스의 바하마 제도 도착일)인 12일 국영 RTVE에서 방영된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그는 “세비야 대성당에 안치된 콜럼버스의 유해와 그의 아들 에르난도, 동생 디에고의 DNA를 분석해 본 결과 Y염색체와 미토콘드리아 DNA 모두에서 유대인과 일치하는 특성을 찾았다”고 말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오래전부터 각종 역사 기록을 토대로 콜럼버스가 이탈리아인이 아니라 유대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논란 가운데 연구팀은 2000년대 초반부터 콜럼버스의 출신과 혈통을 연구해 이날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다른 연구자들의 검증을 거쳐 주요 과학 저널에 실리지는 않은 만큼 아직 결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유대계 미국 매체 JNS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유대인 혈통이라고 해서 유대인인 것은 아니다. 그는 평생 가톨릭 신자로 살았다”고 강조했다. 유대교를 믿고 유대 관습에 따라 살아야 진정한 유대인이라는 것이다.